바이오실 실리카는 같은 성분일까요? 콜라겐이 들어 있지 않은 BioSil이 왜 ‘콜라겐 부스터’로 불리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예전에 호주에서 생활할 때 약국이나 헬스푸드 매장에 가면 유난히 자주 보이던 영양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Silica, 실리카라고 적힌 제품들이었어요.
피부, 머리카락, 손톱에 좋다는 설명이 붙어 있는 제품이 많았고,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호주에서는 실리카 영양제를 많이 먹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죠.
그런데 먹는 콜라겐을 오래 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또 하나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BioSil, 바이오실.
이 제품도 피부, 모발, 손톱과 관련된 영양제로 꽤 오래 알려져 있는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정작 제품 안에는 콜라겐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해외에서는 바이오실을 흔히 ‘콜라겐 부스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저도 궁금했습니다.
“바이오실도 결국 실리카 영양제 아닌가?”
“콜라겐이 들어 있지도 않은데 왜 콜라겐 부스터라고 할까?”
오늘은 광고 문구보다는 실제 성분과 사람 대상 연구를 중심으로 이 부분을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바이오실(BioSil)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먼저 이름부터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BioSil은 제품 또는 브랜드 이름이고, 핵심 성분은 ch-OSA입니다.
ch-OSA는
Choline-Stabilized Orthosilicic Acid,
우리말로 하면 콜린으로 안정화한 오르토규산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굉장히 복잡하지만 핵심은 어렵지 않습니다.
오르토규산은 규소가 물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비교적 작은 형태 가운데 하나입니다.
문제는 오르토규산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뭉쳐 더 큰 형태로 변하면 생체이용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BioSil에서는 콜린을 이용해 오르토규산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든 형태를 사용합니다.
즉 바이오실을 단순히 “실리카 몇 mg 들어 있는 영양제”라고 보기보다는,
흡수 가능한 형태의 규소를 안정화해서 섭취하도록 만든 제품
이라고 이해하는 편이 조금 더 정확합니다.
규소, 실리카, 오르토규산은 같은 말일까요?
이 부분이 가장 헷갈립니다.
우리가 영양제 라벨에서 보는 단어를 아주 간단하게 나누면 이렇습니다.
규소(Silicon)는 원소 자체를 말합니다.
실리카(Silica)는 규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질을 넓게 부르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오르토규산(Orthosilicic Acid)은 규소가 물속에서 존재할 수 있는 작은 수용성 형태 가운데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ch-OSA는 이 오르토규산을 콜린으로 안정화한 형태입니다.
그래서 바이오실을 완전히 별개의 물질이라고 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약국에서 보는 모든 실리카 영양제와 똑같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리카인가 아닌가’보다 어떤 형태의 규소를 섭취하는가입니다.
규소는 형태에 따라 용해도와 체내 이용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콜라겐이 없는데 왜 ‘콜라겐 부스터’라고 부를까요?

여기서부터가 재미있습니다.
먹는 콜라겐 제품은 말 그대로 콜라겐 유래 펩타이드를 직접 섭취합니다.
반면 BioSil에는 콜라겐 단백질 자체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규소는 피부, 뼈, 연골 같은 결합조직과 관련해 오래 연구되어 온 미량 원소입니다.
실험 연구에서는 규소가 결합조직 대사와 콜라겐 형성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BioSil은 콜라겐을 직접 먹는 제품이라기보다,
우리 몸의 결합조직과 콜라겐 대사를 지원한다는 개념의 영양제
로 판매되어 왔습니다.
다만 여기서 표현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이오실을 먹으면 피부에서 콜라겐이 생성된다.”
“콜라겐을 재생한다.”
이렇게 단정하는 것은 현재 근거보다 한발 더 나간 표현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규소가 결합조직 대사와 콜라겐 형성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고, ch-OSA를 이용한 사람 대상 연구에서 피부·모발·손톱과 관련된 일부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정도가 적절합니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을까요?
있습니다.
바이오실이 단순히 이론적인 성분만은 아닌 이유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대표적으로 자주 인용되는 연구 중 하나가 2005년에 발표된 피부 연구입니다.
광노화가 있는 중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약 20주 동안 ch-OSA를 섭취하게 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시험이 진행됐습니다.
연구에서는 피부 표면의 거칠기와 탄력 관련 지표, 그리고 손톱 상태 등이 평가되었습니다.
그 결과 ch-OSA 섭취군에서 일부 피부 상태와 손톱 관련 지표가 위약군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가는 모발을 가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장기간 ch-OSA를 섭취하게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모발의 형태와 기계적 특성을 측정했는데, 일부 모발 두께와 강도 관련 지표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래서 BioSil이 피부뿐 아니라 모발과 손톱 영양제로도 자주 언급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걸까요?
여기서는 조금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가 아예 없는 성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규모 연구가 수십 편씩 반복되어 효과가 확정된 수준도 아닙니다.
대표적인 피부와 모발 연구의 대상자 수는 수십 명 규모입니다.
또 핵심 연구 가운데 일부는 원료 회사와 관련된 연구 지원 또는 협력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연구 결과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독립적인 연구팀이 훨씬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결과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기계로 피부 탄력이나 표면 상태를 측정해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는 것과,
거울을 보고 “얼굴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BioSil을
“피부·모발·손톱과 관련해 흥미로운 사람 대상 연구가 존재하는 규소 보충제”
정도로 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콜라겐과 BioSil은 무엇이 다를까요?
이 둘은 접근 방식부터 다릅니다.
먹는 콜라겐은 콜라겐 단백질을 잘게 나눈 콜라겐 펩타이드를 직접 섭취합니다. (먹는 콜라겐이 어떤 종류로 나뉘고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면, 이전에 정리한 [콜라겐 종류와 특징] 글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보통 하루 섭취량도 g 단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BioSil은 규소를 공급합니다.
섭취량 역시 콜라겐처럼 몇 g을 먹는 개념이 아니라 훨씬 작은 mg 단위로 이야기됩니다.
그래서 제품에 적힌 숫자만 비교하면 안 됩니다.
“콜라겐은 5,000mg인데 바이오실은 규소가 몇 mg밖에 안 되니 너무 적은 것 아닌가?”
라고 볼 수 있지만 애초에 두 제품은 섭취하는 물질 자체가 다릅니다.
하나는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이고, 다른 하나는 미네랄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연구만으로는
“먹는 콜라겐보다 바이오실이 더 좋다”
또는
“바이오실보다 콜라겐이 훨씬 우수하다”
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콜라겐은 가격이 높다고 반드시 효과가 더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제가 직접 여러 제품을 접하며 정리한 [비싼 콜라겐이 정말 더 좋을까?] 글에서 가격과 원료 차이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둘을 함께 먹으면 더 좋을까요?
저도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콜라겐 펩타이드는 재료를 공급하고, BioSil은 결합조직 대사를 돕는다면 둘을 같이 먹으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섭취했을 때 단독 섭취보다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충분한 사람 대상 연구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둘을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근거가 부족합니다.
둘을 함께 먹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최적 조합이라고 볼 단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먹는 콜라겐의 복용 시간, 공복·식후, 비타민 C와의 조합 등이 궁금하다면 [콜라겐 복용법 Q&A]도 이어서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그럼 어떤 사람이 BioSil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들이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먹는 피쉬 콜라겐의 비린 맛이 싫은 분,
동물성 콜라겐 섭취를 원하지 않는 분,
피부 탄력뿐 아니라 가늘어지는 모발과 잘 부러지는 손톱까지 함께 신경 쓰는 분,
그리고 이미 콜라겐을 오래 먹어봤고 다른 접근 방식의 뷰티 영양제가 궁금한 분들입니다.
다만 어떤 영양제든 기존 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라면 별도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임신·수유 중인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한 뒤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결국 BioSil은 ‘실리카 영양제’일까요?
큰 틀에서 보면 규소 계열의 보충제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실리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 제품을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BioSil의 특징은 ch-OSA라는 특정 형태의 규소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형태를 이용한 피부·모발·손톱 관련 사람 대상 연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콜라겐 부스터’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콜라겐이 직접 들어 있는 제품은 아닙니다.
그리고 “먹기만 하면 피부에서 콜라겐이 만들어진다”고 말할 만큼 연구가 충분한 것도 아닙니다.
저라면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BioSil은 콜라겐을 먹는 제품이 아니라, 결합조직과 관련된 규소를 특정 형태로 공급하는 보충제다.
그리고 피부와 모발 관련 소규모 인체시험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있었지만, 아직은 효과의 크기와 장기적인 의미를 더 확인할 연구가 필요한 성분입니다.
저도 예전에 호주 약국에서 실리카 제품을 그렇게 자주 보면서도 정확히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콜라겐을 오래 접하고 나서 다시 보니,
“아, 단순히 콜라겐을 먹는 것 말고도 이런 방식으로 피부와 결합조직에 접근하는 영양제도 있었구나.”
라는 점이 꽤 흥미롭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런 ‘콜라겐 부스터’ 제품들이 먹는 콜라겐과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하나만 고른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면 좋을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참고 연구
Barel A, et al.
Effect of oral intake of choline-stabilized orthosilicic acid on skin, nails and hair in women with photodamaged skin.
Archives of Dermatological Research. 2005.
Wickett RR, et al.
Effect of oral intake of choline-stabilized orthosilicic acid on hair tensile strength and morphology in women with fine hair.
Archives of Dermatological Research. 2007.
Jugdaohsingh R.
Silicon and bone health.
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 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