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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 잠을 못 자면 더 나빠질까?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 잠을 못 자면 더 나빠질까?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플라크나 관상동맥 석회화가 발견되면 잠을 설친 날마다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하룻밤 만에 플라크를 만들거나 곧바로 터뜨린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혈압과 혈당, 자율신경, 염증 반응, 생활습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장기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거나 이미 심혈관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결과를 받은 뒤 잠이 더 안 오는 이유

    “혈관에 플라크가 보입니다.”

    의사가 건넨 이 한 문장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그날부터 어깨가 뻐근해도 혈관 때문인 것 같고, 새벽에 눈이 떠지면 잠을 못 자서 플라크가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검색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혈관을 터뜨린다”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혈관 플라크는 일반적으로 몇 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되는 변화입니다. 잠을 하루 설쳤거나 스트레스를 한 번 심하게 받았다고 갑자기 플라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가 아무 관련이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두 요인은 하나의 직선이 아니라 혈압과 혈당, 염증 반응, 흡연·음주·과식 같은 여러 경로를 통해 연결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의 관계를 보여주는 교감신경과 혈관 수축

    긴장한 순간 나타나는 반응

    긴장하거나 화가 나면 자율신경 가운데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위험에 대처하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입니다.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면 대개 심박수와 혈압도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달라지는 점

    문제는 긴장 상태가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반복될 때입니다. 만성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과 교감신경계의 조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혈압과 혈당 조절, 인슐린 감수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만성 스트레스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 혈관 내피 기능 저하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런 변화가 고혈압이나 고혈당, 이상지질혈증 같은 다른 위험요인과 겹치면 죽상동맥경화증이 진행되기 쉬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코르티솔 하나가 혈관 플라크를 직접 만든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혈압과 혈당, 염증 반응 및 생활습관을 함께 흔들면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는 어떻게 연결될까?

    연관성과 인과관계는 다릅니다

    52개국 약 2만 9천 명이 참여한 INTERHEART 연구에서는 직장과 가정에서 경험하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이 급성 심근경색 위험과 관련된 요인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연구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 심혈관 사건이 더 자주 발생했다는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스트레스가 플라크를 직접 몇 밀리미터 키웠다는 식의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흡연 여부와 식습관, 운동량, 수면 상태, 경제적 환경, 기존 질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스트레스 하나의 영향만 분리하기는 어렵습니다.


    생활습관을 통해 돌아오는 영향

    스트레스가 혈관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실제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행동의 변화입니다.

    마음이 힘들면 담배나 술이 늘고, 늦은 밤 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찾기 쉬워집니다. 피곤하니 운동량은 줄어들고 잠드는 시간도 점점 불규칙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흡연은 스트레스 해소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혈관 내피와 혈전 형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혈관 플라크가 있는데 담배를 피우면 어떻게 될까? 글에서 확인해 보세요.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체중과 중성지방, 혈압, 혈당 같은 플라크의 주요 위험요인이 함께 나빠질 수 있습니다. 특정 호르몬 하나를 범인으로 지목하기보다 스트레스가 여러 위험요인을 동시에 흔들 수 있다고 보는 편이 현실에 가깝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혈관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밤에도 충분히 낮아지지 않는 혈압

    일반적으로 잠을 자는 동안에는 혈압이 깨어 있을 때보다 낮아집니다. 이를 야간 혈압 하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면이 부족하거나 자주 깨는 상태가 반복되면 교감신경의 활성이 높아지고, 일부 사람에게서는 야간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이러한 야간 혈압 이상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습니다.

    아침 혈압이 유독 높거나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에게 수면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식욕과 혈당 조절의 변화

    잠이 부족하면 허기가 커지고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되며, 실제 섭취 열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렙틴과 그렐린 같은 식욕 조절 호르몬의 변화도 제시됐지만 연구 결과가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중요한 점은 수면 부족이 반복될 경우 식욕 조절과 인슐린 감수성, 체중 관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체중과 내장지방이 늘면 혈당과 중성지방, 혈압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염증 반응과 혈관 기능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일부 염증 지표가 높아지고 혈관 내피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보고됩니다.

    그렇다고 며칠 잠을 설친 것만으로 혈관 플라크가 갑자기 커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장기간 반복되는 수면 부족이 다른 심혈관 위험요인과 겹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수면 시간만큼 중요한 규칙성

    침대에 오래 누워 있어도 밤에 자주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한다면 충분히 회복됐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매일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생체리듬과 대사 조절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MESA 연구에서는 취침 시간이나 수면시간의 변동 폭이 큰 사람에게서 심혈관 사건이 더 많이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 역시 관찰연구이므로 불규칙한 수면이 심혈관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수면시간뿐 아니라 수면의 질과 규칙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혈압이 혈관 벽과 기존 플라크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는 혈압이 높으면 혈관 플라크도 더 빨리 진행될까?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몇 시간을 자야 혈관에 좋을까?

    성인의 권장 수면시간

    미국심장협회는 2022년 심혈관 건강을 평가하는 ‘Life’s Essential 8’에 수면을 공식적으로 포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에게는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권장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정확히 같은 시간을 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비교적 개운하게 일어나고 낮에 심하게 졸리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개인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짧은 수면과 심혈관질환 위험

    15개 전향적 연구와 약 47만 명을 분석한 메타분석에서는 짧은 수면이 관상동맥질환 및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연구마다 짧은 수면을 정의한 기준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증상이 없는 중년 성인을 조사한 PESA 연구에서는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잔 사람이 7~8시간 잔 사람보다 여러 혈관 부위에서 죽상동맥경화가 관찰될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이 결과는 짧고 불규칙한 수면이 혈관 건강과 관련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수면 부족이 플라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오래 자면 더 좋을까?

    여러 관찰연구에서는 대체로 하루 9시간 안팎 이상의 긴 수면도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면시간과 심혈관 위험이 흔히 U자 모양으로 표현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오래 자는 것 자체가 혈관을 손상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나 우울감, 만성질환 또는 이미 존재하는 심장 문제 때문에 수면시간이 길어졌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잠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충분히 잔 뒤에도 계속 피곤하다면 단순히 잠이 많아진 것으로 넘기기보다 그 원인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코골이를 단순한 잠버릇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수면무호흡증으로 좁아진 기도와 심혈관 부담을 보여주는 이미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멈추는 질환입니다. 호흡이 멈출 때마다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몸은 다시 숨을 쉬기 위해 짧게 깨어납니다.

    이 과정이 밤새 반복되면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되고 야간 혈압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저산소 상태도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도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수면무호흡증의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미 혈관 플라크가 발견된 사람에게 심한 코골이나 무호흡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에는 수면다원검사나 의료진이 판단한 적절한 검사가 이용됩니다.


    스트레스나 불면이 플라크를 터뜨릴 수 있을까?

    혈관 플라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이미 염증이 심하고 덮개가 얇아진 취약한 플라크가 있는 상태에서 극심한 분노나 충격 같은 급성 스트레스가 혈압과 심박수를 빠르게 높이면 심혈관 사건의 방아쇠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스트레스를 한 번 크게 받으면 플라크가 터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급성 심혈관 사건은 플라크의 상태와 혈압, 혈전 형성 경향, 흡연, 당뇨병 등 여러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마다 플라크가 터질까 봐 불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더 중요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은 오랫동안 반복되는 불면과 만성 스트레스입니다. 이것들이 혈압과 혈당,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흔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혈관을 위한 현실적인 수면·스트레스 관리법

    완벽하게 자야 한다는 부담은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방법을 한꺼번에 실천하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한두 가지부터 시작해 보세요.

    •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잠든 시간이 조금 달라도 일어나는 시간을 비슷하게 맞추면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아침에 밝은 빛을 봅니다. 기상 후 햇빛을 보는 습관은 낮과 밤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오후와 저녁의 카페인을 조절합니다. 커피뿐 아니라 녹차, 홍차, 초콜릿, 에너지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 잠들기 전 술과 과식을 피합니다. 술은 잠드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지만 수면을 잘게 끊고 새벽 각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걷기와 가벼운 유산소운동은 긴장을 낮추고 수면을 돕습니다. 늦은 시간의 강한 운동이 잠을 방해한다면 운동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습니다.
    • 취침 전 화면과 밝은 조명을 줄입니다. 잠들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침대에서 떨어진 곳에 두고 조명을 조금 어둡게 해보세요.
    • 긴장을 내려놓는 시간을 만듭니다. 짧은 호흡 훈련이나 스트레칭, 저녁 산책처럼 매일 반복할 수 있는 방법이 좋습니다.
    • 불면이 오래 지속되면 치료를 고려합니다. 만성 불면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가 우선적으로 권고됩니다. 수면제나 멜라토닌, 영양제는 혈관 플라크를 치료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관리의 우선순위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의 관계가 걱정되더라도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혈압과 혈당, LDL 콜레스테롤, 흡연 여부입니다.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는 이러한 기본적인 위험요인 관리 위에 더하는 생활관리이지, 처방받은 약이나 치료를 대신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이런 신호가 있다면 진료를 고려하세요

    다음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이나 만성 불면에 대한 상담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자다가 숨이 멎는다는 말을 들은 경우
    • 코골이가 심하고 숨이 막혀 헐떡이며 깨는 경우
    • 아침에 두통이 자주 생기는 경우
    • 기상 직후 혈압이 유독 높은 경우
    •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낮에 심하게 졸린 경우
    • 운전하거나 일할 때 졸음을 참기 어려운 경우
    • 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가슴을 누르는 듯한 통증이나 압박감,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식은땀, 팔이나 턱으로 퍼지는 통증이 나타난다면 수면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넘겨서는 안 됩니다.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 하루보다 장기적인 방향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거나 매일 정확히 같은 시간만큼 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기준을 세우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생각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혈관 플라크의 관계는 하루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지는 생활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면과 스트레스를 꾸준히 관리하면 혈압과 혈당을 비롯한 심혈관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두 가지만 실천해 보세요. 내일 일어날 시간을 미리 정하고, 잠들기 30분 전에는 휴대폰을 침대에서 떨어진 곳에 두는 것입니다. 작지만 흐트러진 생활 리듬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정리한 내용이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현재 복용 중인 약이나 검사 결과에 대한 판단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 120·130·140 중 어느 수치가 안전할까?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 120·130·140 중 어느 수치가 안전할까?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 왜 중요할까요?

    LDL 수치는 잘 관리하고 있는데 혈압이 140이라면 어떨까요?

    혈관 플라크를 관리할 때 많은 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부터 떠올리지만, 이미 죽상동맥경화성 플라크가 있다면 혈압 역시 함께 관리해야 하는 핵심 위험요인입니다.

    높은 혈압은 혈관 벽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혈관 내피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혈관 플라크가 있는 사람은 혈압을 어느 정도까지 낮춰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120·130·140의 의미와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 기준을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혈관 플라크가 있다면 혈압도 중요한 이유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와 120 130 140 혈압 수치 의미

    죽상동맥경화는 단순히 콜레스테롤 하나만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LDL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같은 여러 위험요인이 오랜 시간 서로 영향을 주면서 혈관 손상이 진행됩니다.

    높은 혈압이 지속되면 혈관 벽은 계속해서 물리적인 압력을 받습니다. 동시에 혈관을 부드럽게 확장시키는 내피 기능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반복되면 혈관은 점점 딱딱해지고, 이미 존재하는 플라크에도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플라크와 관상동맥 석회화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면 CAC 편부터 읽어보시면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LDL이 혈관 벽 안에 쌓이는 재료라면, 높은 혈압은 그 혈관 벽을 계속 세게 밀어붙이는 압력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LDL을 낮추는 것과 혈압을 낮추는 것은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함께 관리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혈압 120, 130, 140은 각각 무엇이 다를까?

    여기서 많은 분이 헷갈립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한국, 유럽의 고혈압 분류 기준이 완전히 같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수축기 혈압 120 미만

    일반적으로 심혈관 위험이 비교적 낮은 범위로 봅니다.

    다만 혈압은 숫자 하나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완기 혈압과 함께 봐야 하고, 어지럼증이나 기립성 저혈압 같은 증상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120~129mmHg

    미국에서는 ‘혈압 상승’ 단계로 분류합니다.

    한국에서도 완전히 안심할 숫자라기보다 향후 고혈압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생각하면서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구간으로 봅니다.

    130~139mmHg

    이 구간부터 기준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미국 ACC/AHA 기준에서는 1기 고혈압에 해당하지만, 한국에서는 보통 전고혈압 범주로 분류합니다.

    그렇다고 130대 혈압을 무조건 가볍게 봐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관상동맥질환이나 당뇨, 만성콩팥병 등 심혈관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보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140mmHg 이상

    한국과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고혈압 진단을 고려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특히 반복해서 측정했는데도 140 이상이 지속된다면 “증상이 없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은 상당 기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혈압 분류와 고혈압 관리에 대한 기본 정보는 미국심장협회(AHA)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플라크가 있으면 혈압 130 이하가 목표일까?

    자료에서 제시하는 방향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이미 관상동맥질환이나 죽상동맥경화성 질환이 확인된 사람에서는 130/80mmHg 미만을 목표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무조건 120까지 내려라”라고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고령자이거나 혈관이 많이 경직된 사람,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과도하게 혈압을 낮췄을 때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치료에서는 나이, 심혈관질환 여부, 신장질환, 당뇨, 복용 약물, 낙상 위험 등을 함께 보고 목표 혈압을 결정합니다.

    혈관 플라크 혈압 관리, 너무 낮춰도 문제일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혈관 플라크가 있는 분들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혈압을 지나치게 낮추면 어지럼증이나 기립성 저혈압, 실신, 낙상 등이 생길 수 있고, 일부 환자에서는 신장 혈류가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에서는 이완기 혈압도 중요합니다.

    심장 근육으로 가는 관상동맥 혈류는 주로 심장이 이완하는 동안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완기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일부 환자에서는 심근으로 공급되는 혈류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이른바 J-curve 현상이 논의됩니다.

    즉,

    “혈압은 낮을수록 무조건 좋다”

    라는 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가능한 한 안전한 범위 안에서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것입니다.

    혈압 110/60이면 너무 낮은 걸까?

    숫자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 110/60 정도의 혈압이 나오는데 전혀 어지럽지 않고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다면 정상 범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혈압약을 여러 개 복용하는 고령자가 100/60 정도로 떨어지면서 일어날 때마다 어지럽거나 휘청거린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이럴 때는 숫자만 보지 말고 증상과 현재 복용 중인 약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임의로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됩니다.

    SPRINT 연구에서는 왜 120을 목표로 했을까?

    혈압을 보다 적극적으로 낮추는 것이 실제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를 본 대표적인 연구가 SPRINT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추는 집중 치료군과 140mmHg 미만을 목표로 한 표준 치료군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집중 치료군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과 전체 사망 위험이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저혈압, 실신, 전해질 이상, 급성 신장 손상 등이 집중 치료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습니다.

    또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와 과거 뇌졸중 환자 등을 제외했기 때문에 결과를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SPRINT 연구가 의미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무조건 12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가 아니라

    “일부 심혈관 고위험군에서는 혈압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했을 때 이득이 있을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50대 이후에는 수축기 혈압을 더 주의해서 보자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은 떨어집니다.

    젊을 때는 대동맥이 심장에서 나오는 강한 압력을 어느 정도 받아주지만, 혈관이 딱딱해지면 이 완충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수축기 혈압이 더 올라가고 이완기 혈압은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두 숫자의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맥압이라고 합니다.

    맥압 = 수축기 혈압 – 이완기 혈압

    예를 들어 혈압이 140/80이라면 맥압은 60입니다.

    중년 이후에는 수축기 혈압과 맥압이 혈관 경직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혈압계에서 수축기 숫자만 보고 끝낼 것이 아니라 두 숫자를 함께 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측정 방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가정혈압 측정 방법과 정확한 혈압 관리 5단계

    혈압은 생각보다 쉽게 달라집니다.

    소변을 참고 있거나, 다리를 꼬거나, 등을 기대지 않거나, 팔을 심장보다 낮게 두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더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다음 원칙을 지켜보세요.

    • 혈압을 재기 전 5분 정도 편하게 앉아 있기
    • 소변을 참지 말고 먼저 화장실 다녀오기
    •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기
    • 양발은 바닥에 두기
    • 다리를 꼬지 않기
    • 팔은 심장 높이에 두기
    • 팔둘레에 맞는 커프 사용하기
    • 측정 중 말하지 않기
    • 카페인이나 흡연 직후에는 재지 않기
    • 운동 직후 바로 측정하지 않기

    가정혈압은 아침과 저녁에 각각 2회씩 측정해서 평균을 기록하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한 번 높게 나왔다고 바로 고혈압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일정 기간 같은 조건에서 측정한 평균을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병원에서는 높은데 집에서는 정상이라면?

    이런 경우도 생각보다 흔합니다.

    병원에서는 높게 나오는데 집에서는 정상인 경우를 백의고혈압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인데 집에서는 계속 높게 나오는 경우를 가면고혈압이라고 합니다.

    특히 가면고혈압은 놓치기 쉬우므로 집에서 꾸준히 혈압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24시간 활동혈압검사(ABPM)를 통해 낮과 밤의 혈압 변화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만으로도 혈압을 낮출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다만 사람마다 효과의 정도는 다릅니다.

    자료에서는 체중 감량, DASH 식단, 나트륨 감소,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절주 등이 혈압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특히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와 유산소 운동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지난 글에서 다뤘던 것처럼 플라크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중요합니다.

    체중 관리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다면 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혈압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복부지방이 줄어들면 혈압뿐 아니라 혈당과 중성지방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나트륨 줄이기

    한국 식단에서는 생각보다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기 쉽습니다.

    국, 찌개, 탕, 김치, 젓갈, 장류 등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국이나 탕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물 섭취를 줄이고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만으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령자, 고혈압 환자, 당뇨나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은 소금 섭취 변화에 혈압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LDL만 낮추면 플라크 관리가 끝날까?

    아닙니다.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은 여러 위험요인이 함께 작용해서 발생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플라크 형성과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혈압, 혈당, 흡연, 비만 등 다른 위험요인이 남아 있다면 심혈관 위험 역시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혈관 플라크 관리에서는

    LDL 관리 + 혈압 관리 + 혈당 관리 + 금연 + 운동 + 체중 관리

    를 하나의 묶음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 플라크가 있을 때 LDL을 어느 정도까지 낮춰야 하는지는 이전 글에서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혈압약을 먹는데 정상으로 나오면 끊어도 될까?

    이 질문도 정말 많이 합니다.

    혈압약을 복용한 뒤 혈압이 정상으로 내려왔다는 것은 약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임의로 약을 끊으면 안 됩니다.

    체중 감량이나 식습관 개선 등으로 혈압이 충분히 낮아져 약을 줄일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도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조절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혈관 플라크가 있다면 LDL 수치만 관리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혈압 역시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이미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에서는 130/80mmHg 미만의 혈압을 목표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혈압은 무조건 낮을수록 좋은 것도 아닙니다.

    나이, 관상동맥질환, 신장질환, 당뇨, 기립성 저혈압, 현재 복용하는 약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나온 숫자가 아니라 올바른 방법으로 반복 측정한 평균 혈압의 흐름입니다.

    LDL을 낮췄다면 이제 혈압을 확인해보세요.

    혈관 플라크 관리에서 콜레스테롤과 혈압은 따로 움직이는 숫자가 아니라, 함께 관리해야 하는 두 가지 중요한 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