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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일의 당은 괜찮을까? 통과일·주스·말린 과일 차이

    과일의 당은 괜찮을까? 통과일·주스·말린 과일 차이

    “과일은 몸에 좋다는데, 요즘은 과일도 당 때문에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조금 높게 나왔다는 말을 들은 뒤로, 식후에 먹던 사과 한 조각이 괜히 마음에 걸린 적 있으신가요?

    40대를 넘기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예전보다 혈당이나 체중 변화가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과일의 당은 천연당이라 괜찮다’는 말과 ‘과일도 결국 설탕이다’라는 말 사이에서 헷갈리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둘 다 반쯤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과일의 당도 우리 몸에서는 탄수화물과 열량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나 통과일은 식이섬유와 수분, 세포벽 구조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스나 첨가당 음료와 섭취 방식이 다릅니다.

    오늘은 통과일·스무디·과일주스·말린 과일이 어떻게 다른지, 혈당이 걱정될 때 과일을 어느 정도 먹으면 좋을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 핵심정리

    • 과일의 당도 우리 몸에서는 탄수화물과 열량으로 계산됩니다.
    • 통과일은 식이섬유·수분·세포벽 구조(식품 매트릭스) 안에 당이 들어 있어 주스·첨가당 음료와 섭취 방식이 다릅니다.
    • WHO는 100% 과일주스와 과일 농축액의 당을 ‘유리당’으로 분류합니다.
    • 말린 과일은 당이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부피에 당과 열량이 농축됩니다.
    • 대한당뇨병학회 식품교환표의 과일 1교환단위는 열량 50kcal, 탄수화물 12g입니다.
    • 과일을 끊기보다 양을 정하고, 가능하면 통째로 씹어 먹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과일의 당, 설탕과 무엇이 다를까요?

    과일에는 포도당·과당·자당이 섞여 있습니다. 분자만 놓고 보면 음료에 들어가는 설탕이나 액상과당을 구성하는 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과일의 당을 따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당이 들어 있는 ‘포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통과일의 당은 식이섬유와 수분, 세포벽 구조 안에 들어 있습니다. 과일을 씹고 소화하는 동안 이 구조가 분해되면서 당이 풀려납니다.

    영양학에서는 식품 속 여러 성분이 하나의 구조를 이루는 것을 ‘식품 매트릭스’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과일 속 당을 둘러싼 천연 포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과일은 씹는 시간이 필요하고 부피도 있기 때문에 주스보다 천천히 먹게 되고 포만감도 느끼기 쉽습니다. 비타민 C·칼륨·폴리페놀과 같이 설탕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영양소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천연당이라고 해서 우리 몸이 계산에서 빼주는 것은 아닙니다.

    과일의 당도 결국 탄수화물과 열량으로 작용합니다. 통과일이라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혈당과 체중, 중성지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일은 몸에 좋으니까 많이 먹어도 된다’거나 ‘과일도 설탕이니 모두 끊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접근보다는 형태와 양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당을 자주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피부 노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당화와 최종당화산물(AGEs)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과일도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사과라도 그대로 씹어 먹을 때와 통째로 갈아 마실 때, 즙만 짜서 마실 때, 말려서 먹을 때 섭취 방식은 달라집니다.

    통오렌지와 오렌지주스를 비교한 모습
    구분 식이섬유 씹는 과정 섭취 특징 주의할 점
    통과일 구조가 대부분 유지됨 있음 비교적 천천히 먹고 포만감을 느끼기 쉬움 많이 먹으면 당과 열량도 늘어남
    스무디 섬유질은 남지만 입자가 잘게 부서짐 거의 없음 짧은 시간에 여러 과일을 마시기 쉬움 혈당 반응은 재료·배합·섭취량에 따라 달라짐
    착즙·과일주스 통과일보다 적은 편 없음 빠르게 마시며 포만감이 낮은 편 주스 속 당은 유리당에 포함됨
    말린 과일 일부 유지됨 있음 수분이 줄어 작은 부피에 당과 열량이 농축됨 첨가당과 1회 섭취량 확인 필요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과일의 종류만큼이나 어떤 형태로 먹는지도 중요합니다.

    100% 과일주스도 당을 살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00% 과일주스와 과일 농축액에 들어 있는 당을 꿀·시럽·첨가당과 함께 ‘유리당’으로 분류합니다.

    유리당은 식품을 만들거나 조리할 때 첨가한 당뿐만 아니라 꿀·시럽·과일주스·과일 농축액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당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반면 통과일의 세포 구조 안에 들어 있는 당은 유리당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WHO는 성인과 어린이의 유리당 섭취를 하루 총열량의 10% 미만으로 줄이도록 권고합니다. 충치 예방 등을 위한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을 고려하면 5% 미만으로 줄이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탕을 넣지 않은 100% 주스니까 얼마든지 괜찮다’고 생각하며 매일 큰 컵으로 마시는 습관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일주스가 설탕물과 완전히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과일주스에도 비타민 C와 칼륨 같은 영양소가 일부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통과일보다 식이섬유가 적고 마시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오렌지 여러 개를 한자리에서 씹어 먹기는 쉽지 않지만, 오렌지 여러 개로 만든 주스 한 컵은 비교적 빠르게 마실 수 있습니다.

    결국 주스의 가장 큰 문제는 ‘과일’이라는 건강한 이미지 때문에 실제 섭취하는 당과 양을 놓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통과일과 과일주스, 당뇨병 연구에서는 어땠을까요?

    2013년 영국의학저널(BMJ)에는 통과일과 과일주스 섭취를 제2형 당뇨병 위험과 비교한 대규모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간호사와 보건의료 종사자 총 18만 7천여 명을 오랜 기간 추적한 관찰연구였습니다.

    연구진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함께 분석한 결과, 과일주스 주 3회를 같은 양의 통과일로 대체했을 때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7% 낮게 추정됐습니다.

    다만 이 결과를 ‘통과일이 당뇨병을 예방한다’거나 ‘과일주스가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이 연구는 참가자에게 특정 식단을 제공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평소 식습관과 질병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입니다. 통과일을 자주 먹는 사람은 운동이나 흡연, 전체적인 식사의 질 등 다른 생활습관도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통과일과 과일주스의 섭취 형태가 장기적인 건강과 서로 다른 관련성을 보일 수 있다는 참고 자료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과일을 갈면 식이섬유가 모두 사라질까요?

    “과일을 믹서에 갈면 식이섬유가 모두 파괴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립니다.

    하지만 과일을 통째로 믹서에 갈았다고 해서 식이섬유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식이섬유는 남아 있지만 과일의 입자와 세포 구조가 잘게 부서집니다.

    따라서 과일을 통째로 가는 스무디와 즙만 짜내고 찌꺼기를 버리는 착즙주스를 같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스무디가 통과일보다 항상 혈당을 더 빠르게 올린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과일의 종류와 양, 숙성도, 함께 넣은 재료, 마시는 속도와 개인의 대사 상태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스무디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혈당 반응의 순위를 정하는 것보다 한 잔에 들어가는 과일의 총량입니다.

    사과·바나나·베리류를 한꺼번에 넣으면 과일 두세 번 분량이 한 잔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씹지 않고 마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빠르게 먹게 되기도 합니다.

    스무디를 마신다면 과일을 여러 개 넣기보다 양을 먼저 정하고, 설탕·시럽·꿀·가당 요거트가 추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말린 과일은 왜 적은 양을 먹어야 할까요?

    생포도와 건포도의 부피 및 섭취량 차이

    “과일을 말리면 당이 더 생긴다”는 말도 있지만, 건조 과정에서 당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분이 빠지면서 과일의 부피와 무게가 줄고, 작은 양 안에 당과 열량이 농축되는 것입니다.

    생포도 한 송이는 씹는 시간과 부피 때문에 한 번에 먹기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포도를 말린 건포도는 작은 그릇에도 많은 양이 들어갑니다. 달고 크기가 작아 무심코 계속 집어 먹기도 쉽습니다.

    시판 말린 과일 중에는 건조 과정에서 설탕이나 시럽을 첨가한 제품도 있습니다. 특히 말린 망고·크랜베리·파인애플 등은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린 과일은 제품과 과일 종류에 따라 크기와 당 함량이 크게 다릅니다. 봉지째 먹기보다 약 15g 정도를 먼저 덜어두고 총탄수화물과 첨가당을 확인하면 양을 조절하기 쉬워집니다.

    혈당이 걱정될 때 참고할 과일 1회량

    대한당뇨병학회 식품교환표에서는 과일 1교환단위를 열량 50kcal, 탄수화물 12g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과일의 1교환단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식품 1교환단위 눈대중
    사과80g중간 크기 약 1/3개
    배110g큰 것 약 1/4개
    바나나50g중간 크기 약 1/2개
    포도80g포도알 크기에 따라 개수 차이
    귤120g크기에 따라 약 1~2개
    딸기150g중간 크기 약 7개
    수박150g중간 조각 약 1쪽
    과일주스100mL–
    건과일15g–

    과일은 품종과 크기, 숙성도에 따라 당 함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위 수치는 절대적인 정답이라기보다 1회 섭취량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라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과일의 양이 개인의 식사 계획과 약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 주의사항

    • 천연당이라도 탄수화물과 열량으로 작용하며, 통과일도 많이 먹으면 혈당·체중·중성지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100% 과일주스의 당도 WHO 기준 유리당에 포함됩니다.
    • 시판 말린 과일은 설탕이나 시럽이 첨가된 제품이 있으니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확인하세요.
    • BMJ 연구는 관찰연구로, 통과일이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 당뇨병 진단을 받았거나 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라면 과일 양은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세요.

    과일을 현실적으로 먹는 다섯 가지 방법

    STEP 1

    1. 가능하면 통째로 씹어 먹습니다

    주스나 즙으로 마시기보다 통과일을 직접 씹어 먹는 편이 양과 섭취 속도를 조절하기 쉽습니다.

    사과처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깨끗하게 씻어 껍질까지 먹으면 식이섬유를 더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껍질이 소화에 부담을 주는 사람은 무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STEP 2

    2. 과일도 전체 식사량에 포함합니다

    과일을 식사와 함께 먹는다면 밥이나 빵을 평소와 똑같이 먹은 뒤 과일을 추가하기보다, 과일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까지 전체 식사량에 포함해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은 식사를 모두 마친 뒤 무제한으로 먹는 후식이 아니라, 하루 식사 계획에 포함되는 탄수화물 식품입니다.

    STEP 3

    3. 함께 먹는 음식의 양도 살펴봅니다

    과일에 무가당 그릭요거트나 견과류를 소량 곁들일 수 있습니다. 단백질과 지방이 포함된 혼합 식사는 과일만 단독으로 먹을 때와 다른 혈당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견과류와 요거트에도 열량이 있으므로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많이 더하지 말고 소량만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STEP 4

    4. 공복이나 특정 시간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과일은 아침 공복에 먹어야 영양소 흡수가 잘된다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습니다.

    또한 밤에 먹은 과일이 모두 지방으로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체중 변화는 특정 시간 하나보다 하루 전체의 섭취량과 에너지 소비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다만 늦은 밤 큰 그릇에 과일을 가득 담아 먹는 습관은 하루 총섭취량을 늘릴 수 있으므로 양을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STEP 5

    5. 단맛이 강한 과일을 무조건 금지하지 않습니다

    바나나·망고·포도처럼 단맛이 강한 과일을 무조건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 과일 하나를 금지하기보다 1회 섭취량을 정하고, 주스가 아닌 통과일로 먹으며, 하루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 안에서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과일의 맛이 달다고 해서 그 과일의 건강 영향을 당도 하나만으로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과일마다 수분·식이섬유·영양 성분과 일반적인 섭취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오늘부터 해볼 체크리스트

    ☑ 주스 대신 통과일을 씹어 먹기

    ☑ 과일 1교환단위를 참고해 1회량 정하기

    ☑ 과일의 탄수화물까지 전체 식사량에 포함하기

    ☑ 스무디는 과일 양을 먼저 정하고 설탕·시럽·꿀·가당 요거트 확인하기

    ☑ 말린 과일은 약 15g을 미리 덜어두고 첨가당 확인하기

    ☑ 늦은 밤 큰 그릇에 과일을 가득 담아 먹는 습관 점검하기

    자주 묻는 질문

    Q. 당뇨 전단계라면 과일을 끊어야 하나요?

    무조건 끊기보다는 양과 형태를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과일 1교환단위를 참고해 1회량을 정하고 주스보다는 통과일을 선택해 보세요. 식사와 함께 먹을 때는 과일의 탄수화물까지 전체 식사량에 포함해야 합니다.

    혈당 상태와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적절한 양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개인적인 기준은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100% 착즙주스는 하루 한 잔 정도 괜찮을까요?

    100% 과일주스도 WHO가 분류하는 유리당에 포함됩니다.

    매일 큰 컵으로 마시는 습관이라면 횟수와 양을 점검하고 일부를 통과일로 바꿔보세요. 대한당뇨병학회 식품교환표에서는 과일주스 100mL를 과일 1교환단위로 제시합니다.

    주스를 마신다면 밥이나 간식을 모두 먹은 뒤 건강을 위해 추가로 마시기보다, 그 안에 포함된 탄수화물까지 하루 식사 계획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말린 과일은 생과일보다 몸에 나쁜가요?

    말린 과일 자체를 무조건 나쁜 식품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건조 과정에서 당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수분이 빠져 작은 부피에 당과 열량이 농축됩니다. 그만큼 과식하기 쉽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가당 제품을 고르고 영양정보를 확인한 뒤 소량을 미리 덜어 먹는 편이 좋습니다.

    과일은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과일의 당은 무조건 괜찮은 것도 아니고,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과일이라도 통째로 씹어 먹는지, 즙으로 마시는지, 여러 개를 스무디 한 잔에 넣는지, 말려서 한 줌씩 집어 먹는지에 따라 실제 섭취량과 포만감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일을 두려워해 식탁에서 완전히 빼기보다 적당한 양을 정하고 가능하면 통째로 먹는 습관부터 시작해 보세요.

    오늘 마시려던 큰 컵의 주스를 적당량의 통과일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당뇨병·신장질환 등으로 식사 관리를 하고 있다면 식단을 변경하기 전에 담당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상담하세요.

    참고자료

  •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 정리|HFCS는 설탕보다 더 나쁠까?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 정리|HFCS는 설탕보다 더 나쁠까?

    얼마 전 오랜만에 맥도날드 브렉퍼스트를 먹다가 핫케이크 시럽 포장을 유심히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 시럽을 그냥 메이플시럽이라고 생각했는데, 원재료명을 들여다보니 제가 생각했던 100% 메이플시럽과는 다른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를 중심으로, HFCS와 설탕은 무엇이 다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원재료 구성은 국가와 판매 시점,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성분은 실제 제품의 표시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라벨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옥수수시럽이 액상과당인가?”

    그리고 하나를 찾아보기 시작하니 액상과당, 액상설탕, 포도당과당액당처럼 비슷하게 들리는 이름들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지난 글 「포도당 과당 차이, 설탕은 몸에서 어떻게 처리될까?」에서는 우리가 먹은 설탕이 몸속에서 어떻게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다음 이야기로 옥수수시럽과 액상과당의 차이, 그리고 흔히 이야기하는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훨씬 나쁘다”는 말이 사실인지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 같은 말일까?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와 액상설탕 설탕 비교표

    결론부터 말하면 옥수수시럽과 액상과당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옥수수시럽(corn syrup)은 옥수수 전분을 분해해 만든 포도당 중심의 시럽입니다.

    반면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 High-Fructose Corn Syrup)은 이렇게 만든 포도당 중심의 시럽에 추가적인 효소 처리를 해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전환한 감미료입니다.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옥수수 전분 → 포도당 중심 옥수수시럽 →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전환 → HFCS

    같은 옥수수에서 만들어지고 이름도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실제 들어 있는 당의 구성은 다릅니다.

    HFCS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옥수수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 전분을 효소 등을 이용해 작은 당으로 분해하면 포도당을 중심으로 하는 시럽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포도당 이성화효소(glucose isomerase)를 이용하면 포도당 일부가 과당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HFCS입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형태가 HFCS-42와 HFCS-55입니다.

    HFCS-42는 전체 당 가운데 과당 비율이 약 42%인 형태이고, HFCS-55는 과당 비율이 약 55%인 형태입니다.

    HFCS-42는 가공식품이나 제과·제빵 등에 사용될 수 있고, HFCS-55는 단맛 특성 때문에 음료 등에 널리 사용되어 왔습니다.

    제품에 따라 사용되는 감미료와 조성은 다를 수 있으므로 실제 섭취 여부를 확인하려면 원재료명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설탕과 HFCS는 무엇이 다를까?

    설탕의 정식 명칭은 자당(sucrose)​입니다.

    자당은 포도당 한 분자와 과당 한 분자가 서로 결합해 있는 이당류입니다.

    반면 HFCS에서는 포도당과 과당이 서로 결합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한동안 이런 이야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설탕은 먼저 분해해야 하지만 HFCS는 이미 분리되어 있으니 훨씬 빨리 흡수되고 더 해롭다.”

    하지만 우리 소장에는 자당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하는 수크라아제(sucrase)​라는 효소가 있습니다.

    설탕을 섭취하면 이 효소에 의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뒤 흡수됩니다. 『설탕이 소장에서 어떻게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지 궁금하시다면, 지난 글 ‘포도당 과당 차이, 설탕은 몸에서 어떻게 처리될까?’도 함께 보시면 이해가 더 쉽습니다.』

    즉 구조적인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이것만으로 HFCS가 설탕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정말 더 나쁠까?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것 같습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거의 1:1 비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FCS-55 역시 이름 그대로 과당이 약 55%이고 나머지 대부분이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표적인 설탕과 HFCS 제품의 포도당·과당 구성 비율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두 감미료의 화학적 구조가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비슷한 양과 열량을 섭취하는 조건에서 HFCS만 특별히 설탕보다 훨씬 더 해롭다고 단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럼 액상과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의 이름보다는 전체 섭취량과 섭취 빈도입니다.

    설탕이든 HFCS든 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나 가공식품을 반복해서 많이 섭취하면 전체 열량과 당 섭취량이 증가하기 쉽습니다.

    장기간 이런 식습관이 이어지면 체중 증가, 중성지방 상승, 지방간과 대사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탕은 괜찮고 액상과당만 나쁘다.”

    또는 반대로

    “설탕과 비슷하니까 액상과당은 마음껏 먹어도 된다.”

    둘 다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입니다.

    그런데 왜 액상과당이 특히 나쁘다는 이미지가 생겼을까?

    HFCS가 많이 사용되는 식품을 떠올려보면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 달콤한 음료, 디저트, 소스 등 우리가 쉽게 많은 양을 먹거나 마실 수 있는 가공식품에 HFCS가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음료는 씹지 않고 빠르게 마실 수 있습니다.

    음료 한 캔이나 한 병을 마시는 동안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당을 한꺼번에 섭취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HFCS 자체만을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HFCS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어떤 형태로 얼마나 자주 섭취하느냐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왜 식품에는 액상 형태의 당을 사용할까?

    액체 형태의 감미료는 식품 제조 과정에서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다루기 편하고, 음료나 소스 등에 균일하게 섞기도 쉽습니다.

    제품에 따라 수분 유지나 질감, 단맛 조절 등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지역과 원료 가격에 따라서는 경제성도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액상 형태의 감미료가 사용된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식품이 반드시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전체 제품의 당 함량과 섭취량입니다.

    액상설탕·액상과당·옥수수시럽은 어떻게 다를까?

    이름이 비슷해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구분특징
    설탕(자당)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형태
    옥수수시럽옥수수 전분을 분해해 만든 포도당 중심 시럽
    고과당 옥수수시럽(HFCS)옥수수시럽의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전환한 감미료
    액상 형태의 당류 제품제품마다 사용된 당과 조성이 다를 수 있어 원재료명 확인이 필요

    특히 국내 식품 라벨에서는 비슷한 이름의 당류 원료가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액상’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모두 HFCS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제품마다 실제 원재료와 당의 구성이 다를 수 있으므로 원재료명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메이플시럽과 메이플 맛 시럽도 확인해보세요

    제가 이 글을 찾아보기 시작한 계기도 바로 핫케이크 시럽이었습니다.

    100% 메이플시럽은 단풍나무 수액을 농축해 만든 식품입니다.

    반면 팬케이크 시럽이나 메이플 향을 강조한 가공 시럽 중에는 다른 종류의 당류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메이플 향이나 기타 성분을 더한 제품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 앞면에 단풍잎 그림이 있거나 ‘메이플’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고 해서 반드시 100% 메이플시럽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궁금하다면 뒷면 원재료명에서 메이플시럽 또는 단풍나무 수액이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도 앞으로는 팬케이크 시럽을 볼 때 제품 앞면보다 뒤쪽 라벨을 먼저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당류 라벨에서는 무엇을 봐야 할까?

    액상과당 옥수수시럽 차이를 성분표와 영양성분표에서 확인하는 방법

    당을 줄이고 싶다면 특정한 성분 이름 하나만 찾는 것보다 두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 번째는 원재료명입니다.

    여기에 설탕, 시럽류, 과당류 등 어떤 종류의 당이 사용됐는지 표시됩니다.

    두 번째는 영양성분표의 당류 함량입니다.

    같은 종류의 감미료를 사용했더라도 제품마다 실제 들어 있는 당의 양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음료처럼 많은 양을 빠르게 섭취하기 쉬운 제품은 한 병 또는 한 캔 전체를 마셨을 때 당류를 몇 g 섭취하게 되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WHO의 당 섭취 권고는 어떻게 볼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 유리당(free sugars) 섭취를 하루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5% 미만으로 더 줄이면 추가적인 건강상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루 2,000kcal를 섭취한다고 가정하면,

    10%는 약 50g,
    5%는 약 25g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WHO가 말하는 유리당입니다.

    음식에 따로 첨가한 설탕뿐 아니라 꿀, 시럽, 과일주스 등에 존재하는 당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설탕 대신 꿀이나 메이플시럽을 사용한다고 해서 당 섭취량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료와 맛, 미량 성분에는 차이가 있지만 감미료는 결국 전체 섭취량을 함께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당의 이름보다 섭취량입니다

    정리해보겠습니다.

    옥수수시럽과 액상과당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옥수수시럽은 포도당 중심의 시럽이고, HFCS는 그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바꿔 만든 감미료입니다.

    설탕과 HFCS 역시 구조는 다르지만, 대표적인 제품의 포도당과 과당 비율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근거만으로 HFCS가 같은 열량의 설탕보다 몇 배 더 위험한 특별한 독성 물질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설탕이나 HFCS를 마음껏 섭취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달콤한 음료와 가공식품을 자주 섭취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하루 당 섭취량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특정 감미료 하나를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식품 라벨에서 무슨 당이 들어 있는지, 그리고 실제 당류가 몇 g인지​를 함께 확인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맥도날드 핫케이크 시럽 뒷면을 보지 않았다면 옥수수시럽과 액상과당의 차이를 이렇게까지 찾아보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의 작은 라벨 하나가 꽤 재미있는 공부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한국 요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엿·조청·올리고당은 무엇이 다르고, 설탕이나 액상과당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