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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 속 당독소는 그대로 몸에 쌓일까? 체내 당화와의 차이

    제가 당독소라는 말을 처음 접한 건 약 5년 전, 한 뷰티 채널에서였습니다.

    당시 제가 이해하고 기억한 내용은 이랬어요. 고기나 빵이 갈색으로 구워질 때 당독소가 생기고, 몸에 쌓이면 빼기 어려우니 처음부터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운동으로 땀을 내거나 애사비 식초를 먹으면 조금 도움이 된다는 설명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지금 생각하면 음식에서 생기는 과정과 몸속에서 일어나는 반응, 배출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면서 질문이 생겼습니다.

    음식 속 당독소를 먹는 것과 몸속에서 당화가 일어나는 것은 같은 과정일까요? 먹은 양만큼 그대로 쌓이는 걸까요?

    지난 글에서는 당독소의 뜻과 노화와의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당독소가 생기는 두 가지 경로와 섭취 후의 과정을 구분해 보겠습니다.

    👉 당독소란? 최종당화산물 AGEs와 노화의 관계

    당독소가 생기는 두 가지 경로

    당독소는 보통 최종당화산물, AGEs를 가리킵니다. 성질이 똑같은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여러 화합물을 묶은 이름입니다.

    이 AGEs는 음식에서도 생기고, 우리 몸속에서도 만들어집니다.

    구분음식 유래 AGEs체내 생성 AGEs
    생기는 곳식품의 가공·조리·저장 과정 등몸속의 대사와 당화 반응
    흔히 쓰는 표현식이 AGEs, 외인성 AGEs내인성 AGEs
    살펴볼 조건식품 성분, 수분, 온도, 가열 시간 등혈당, 반응성 대사산물, 산화 스트레스 등
    이후 과정소화·흡수·대사·배출 등을 거침생성된 단백질과 조직의 특성에 따라 처리와 잔류가 달라짐

    이 구분은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합니다. 두 경로에서 같은 종류의 AGE가 만들어질 수도 있으므로, 완전히 다른 물질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외인성이라는 말은 음식에만 한정되는 표현은 아닙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경로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음식 속 당독소는 그대로 몸에 쌓일까요?

    음식에 AGEs가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양이 그대로 몸에 쌓인다는 말은 다릅니다.

    음식 속 AGEs는 단백질에 결합해 있기도 하고, 더 작은 형태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섭취 후에는 소화 과정을 거치며, 일부가 흡수되고 이후 대사와 배출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다음은 각각 구분해야 합니다.

    • 음식에 들어 있는 양
    • 실제로 먹은 양
    • 소화 후 흡수되는 양
    • 혈액에서 측정되는 양
    • 소변 등으로 배출되는 양
    • 특정 조직에 남아 있는 양

    음식에서 측정한 AGE 함량을 곧바로 체내 축적량으로 바꿔 읽을 수는 없습니다.

    ‘흡수율은 10%’라는 설명은 어떨까요?

    식이 AGEs를 설명할 때 ‘약 10%가 흡수된다’는 수치가 자주 등장합니다. 널리 인용되는 주요 출처 중 하나는 1997년에 발표된 사람 대상 연구입니다.

    하지만 이를 모든 음식과 모든 AGE에 적용되는 고정 수치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AGE의 종류, 단백질에 결합한 형태인지 여부, 식품의 구성, 측정법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흡수율이 낮다는 설명만으로 음식의 영향을 무시할 수도 없고, 일부가 흡수된다는 이유만으로 먹은 것이 모두 조직에 쌓인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몸속 당독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우리 몸속에서는 당이나 당에서 유래한 반응성 물질이 단백질 등과 반응하면서 AGEs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이 과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다만 몸속 AGE 생성을 ‘혈액 속 포도당이 단백질에 붙는 일’ 하나로만 설명하면 부족합니다.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는 메틸글리옥살 같은 반응성 물질도 생깁니다. 이런 물질 역시 단백질 등을 변형시키며 AGE 생성에 관여합니다.

    몸에는 이러한 전구물질을 처리하는 효소 체계도 있습니다. 만들어지는 과정과 이를 억제하거나 처리하는 과정이 함께 작동하는 셈입니다.

    여기서 기억할 점이 있습니다.

    AGE가 만들어지기 전의 반응성 물질을 처리하는 것과 이미 조직에 생긴 AGE를 제거하는 것은 같은 작용이 아닙니다.

    어떤 성분이 실험실에서 당화를 억제했다는 결과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 사람이 먹었을 때 축적된 AGEs까지 없앤다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갈색으로 구워진 부분이 모두 당독소일까요?

    구운 빵과 고기를 통해 음식의 갈색만으로 당독소 AGE 함량을 판단할 수 없음을 설명하는 이미지

    고기를 굽거나 빵을 구울 때 색과 향이 달라지는 데에는 마이야르 반응이 관여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다양한 물질이 만들어지며, AGEs도 그중 일부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갈색 자체가 당독소라는 뜻은 아닙니다.

    갈변과 AGE 생성은 관련이 있지만, 둘을 같은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습니다. 식품과 조리 조건에 따라 만들어지는 물질의 종류와 양도 달라집니다.

    따라서 빵과 고기의 색을 나란히 놓고 “더 진한 쪽에 당독소가 더 많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갈색 부분을 조금 먹었다고 그만큼 몸속 단백질이 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음식의 색은 조리 상태를 살펴보는 단서가 될 수 있지만, AGE 함량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측정 도구는 아닙니다.

    음식보다 혈당만 관리하면 될까요?

    여기서 반대 방향의 오해도 생길 수 있습니다.

    “몸속에서도 만들어진다면 음식 속 AGEs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두 경로를 경쟁시켜 어느 한쪽을 지울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음식 자체에 들어 있는 AGE의 양과 그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나 대사에 나타나는 영향은 별개의 질문입니다.

    식품의 AGE 함량이 낮다고 해서 혈당에 미치는 영향까지 작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는 음식이라고 AGE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요.

    사람 대상 연구에서는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발표된 과체중 성인 20명 대상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각각 2주간의 식단을 비교했을 때 저AGE 식단에서 인슐린 감수성이 더 좋아졌습니다.

    반면 2022년 발표된 복부비만 성인 대상 4주 무작위시험에서는 고AGE 식단에서 혈액과 소변의 일부 AGE 지표가 높아졌지만, 인슐린 감수성이나 혈관 기능 등에서는 두 식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들은 식이 노출이 검사 지표에 반영되는 것과 건강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단기 연구에서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장기간의 영향까지 없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특정 음식의 AGE 수치 하나로 건강 영향을 모두 평가하기보다, 혈당 관리와 식사 구성, 조리 습관을 함께 살펴보는 편이 타당합니다.

    한 번 쌓이면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까요?

    인체 실루엣과 단백질 모양의 일러스트로 AGE 종류와 조직에 따라 처리와 잔류가 달라짐을 표현한 이미지

    처음 당독소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한 번 쌓이면 뺄 수 없다’는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AGE의 종류와 어떤 단백질·조직에 있는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분해되고 새로 만들어집니다. AGE로 변형된 단백질도 이러한 교체 과정의 영향을 받으며, 생긴 작은 분해산물 중 일부는 신장을 통해 배출됩니다.

    반면 교체가 느린 조직의 단백질에 생긴 안정적인 변형은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변형된 결합이 쉽게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과 ‘그 단백질이 영원히 몸에 남는다’는 말은 다릅니다.

    따라서 “모두 금방 배출된다”와 “한 번 생기면 평생 없어지지 않는다”는 설명 모두 지나친 단정입니다.

    혈액이나 소변에서 특정 AGE 수치가 달라졌다는 결과도 해당 검체에서 관찰된 변화로 읽어야 합니다. 그것만으로 온몸의 조직에 쌓인 AGEs가 같은 비율로 늘거나 줄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땀이나 애사비로 빼낼 수 있을까요?

    이번에 확인한 자료에서는 땀을 내거나 애사비를 마시면 이미 조직에 축적된 AGEs가 제거된다는 주장을 직접 뒷받침하는 사람 대상 중재시험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땀으로 당독소가 빠져나간다’는 설명으로 바꿔서는 안 됩니다.

    또 식초를 조리 전에 사용해 음식에서 AGE가 새로 생성되는 양에 영향을 주는 것과, 식초를 마셔 이미 몸속에 있는 AGE를 제거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운동·땀·애사비에 관한 주장은 후속 편에서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음식 종류만큼 조리법도 살펴봐야 합니다

    당독소를 처음 알았을 때는 갈색으로 구워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두 경로를 구분하고 나니, 음식의 색이나 이름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음식 속 AGEs는 섭취 후 소화·흡수·대사·배출 과정을 거칩니다. 몸속에서는 정상적인 대사 중에도 AGEs가 만들어지고, 생성과 처리에는 여러 조건이 관여합니다.

    식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변화는 조리법의 균형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굽기와 튀기기에만 치우쳐 있다면 삶기·찌기·조림 같은 방법도 섞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AGE 생성을 줄이겠다며 식품을 충분히 익히지 않는 방식은 피해야 합니다. 조리할 때에는 식품 안전을 위한 가열이 우선입니다.

    다음 3편에서는 같은 고기라도 굽기·삶기·찌기에 따라 음식 속 AGEs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리법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입니다. 당뇨병이나 신장질환이 있다면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와 식사 지침을 우선하세요.

    참고 문헌

    1. Koschinsky T, et al. (1997). Orally absorbed reactive glycation products (glycotoxins): An environmental risk factor in diabetic nephropathy.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21074/
    2. Snelson M, Coughlan MT. (2019). Dietary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Digestion, Metabolism and Modulation of Gut Microbial Ecology.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6413015/
    3. de Courten B, et al. (2016). Diet low in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increases insulin sensitivity in healthy overweight individuals: A double-blind, randomized, crossover trial.
      https://pubmed.ncbi.nlm.nih.gov/27030534/
    4. Linkens AMA, et al. (2022). A 4-week high-AGE diet does not impair glucose metabolism and vascular function in obese individuals.
      https://insight.jci.org/articles/view/156950
    5. Rabbani N, Thornalley PJ. (2008). Protein and nucleotide damage by glyoxal and methylglyoxal in physiological systems—role in ageing and disease.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2649415/
    6. Uribarri J, et al. (2010).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in Foods and a Practical Guide to Their Reduction in the Diet.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704564/

    자료 확인 범위: 일부 문헌은 초록과 검색에서 확인 가능한 본문 범위로 검토했습니다. 식품 연구의 측정값은 해당 AGE와 측정법의 범위에서 해석했으며, 전신 AGE 총량이나 장기 노화 예방 효과로 일반화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