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칼슘점수가 높으면 위험할까? CAC 점수와 석회화 플라크의 진짜 의미

관상동맥 칼슘점수와 석회화 플라크를 설명하는 심장 CT 인포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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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결과에서
‘관상동맥 석회화’, ‘칼슘점수(CAC) ○○점’​이라는 말을 보면 순간 걱정부터 앞설 수 있습니다.

“심장 혈관이 돌처럼 굳었다는 뜻인가?”
“혈관이 막혀 있다는 말인가?”
“점수가 높으면 심근경색이 곧 생기는 건 아닐까?”

하지만 관상동맥 칼슘점수는 단순히 혈관이 얼마나 굳었는지를 보는 숫자가 아닙니다.

이 점수는 지금까지 관상동맥에 얼마나 많은 죽상경화성 플라크가 쌓여왔는지를 추정하고, 앞으로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관상동맥 칼슘점수란 무엇인지, 점수가 높으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스타틴을 복용하는데 오히려 칼슘점수가 올라갈 수 있는 이유까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관상동맥 칼슘점수, 혈액 속 칼슘을 재는 검사일까요?

이 부분부터 가장 많이 오해합니다.

관상동맥 칼슘점수(CAC, Coronary Artery Calcium Score)는 혈액 속 칼슘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벽에 쌓인 석회화된 죽상경화성 플라크를 비조영 CT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CT에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단단하게 석회화된 부위를 찾아 그 면적과 밀도를 계산하는데, 일반적으로 이를 Agatston score(아가트스톤 점수)​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 관상동맥에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석회화된 죽상경화 흔적이 쌓였는가?”

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혈액검사에서 칼슘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관상동맥 석회화가 없다는 뜻도 아니고, 반대로 혈중 칼슘이 높다고 반드시 CAC 점수가 높은 것도 아닙니다.


관상동맥 플라크에는 왜 칼슘이 생길까요?

혈관 속 칼슘이라고 하면 음식이나 영양제로 먹은 칼슘이 혈관에 그대로 달라붙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과정은 훨씬 복잡합니다.

죽상경화는 혈관 내막에 LDL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질이 축적되고, 여기에 염증세포가 모이면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염증과 손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들의 성질도 변합니다.

특히 혈관 평활근 세포 일부가 뼈를 만드는 세포와 비슷한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칼슘 성분이 침착될 수 있습니다.

죽은 세포의 잔해 역시 석회화가 시작되는 핵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관상동맥 석회화는 단순히 칼슘이 우연히 달라붙은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진행된 죽상경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생물학적 변화입니다.

그래서 CAC가 발견됐다는 것은 그 부위에 상당 기간 죽상경화 과정이 진행돼 왔다는 하나의 흔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CAC 점수는 어떻게 해석할까요?

관상동맥 칼슘점수 CAC 점수별 위험도와 석회화 플라크 유형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보통 관상동맥 칼슘점수는 다음과 같이 이해합니다.

CAC 0점

CT에서 석회화된 관상동맥 플라크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가까운 미래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매우 낮은 편으로 평가됩니다.

CAC 1~99점

경미한 정도의 석회화 플라크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연령과 개인의 다른 위험 요인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CAC 100~299점

관상동맥에 중등도 수준의 죽상경화 부담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LDL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병, 흡연 여부, 가족력 등을 함께 평가하면서 적극적인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합니다.

CAC 300점 이상

상당한 관상동맥 죽상경화 부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향후 심혈관 사건 위험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합니다.

다만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는 나이와 성별을 고려한 백분위수, LDL, 혈압, 혈당, 흡연, 가족력 등 전체 심혈관 위험도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슘점수가 높으면 왜 위험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칼슘이 많아서 혈관이 위험한 것만은 아닙니다.

CAC 점수가 높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관상동맥 전체에 죽상경화 과정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CT에서 보이는 석회화 플라크뿐 아니라 CT 칼슘검사로는 직접 측정되지 않는 비석회화 플라크까지 포함한 전체 죽상경화 부담이 클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CAC 점수는 향후 심근경색이나 기타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다시 말해,

“칼슘이 위험하다”기보다 “칼슘이 많이 발견될 정도로 죽상경화가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석회화 플라크가 오히려 더 안정적일 수도 있다고요?

여기서 조금 복잡하지만 중요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플라크 속 석회화라고 해서 모두 같은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미세석회화

아주 작은 크기의 칼슘 침착물이 플라크의 얇은 섬유성 피막 주변에 흩어져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미세석회화는 특정 상황에서 플라크 표면에 국소적인 기계적 스트레스를 높여 파열 가능성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거대·고밀도 석회화

반대로 플라크가 보다 넓고 조밀하게 석회화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에서는 고밀도로 석회화된 플라크가 지질이 많고 얇은 피막을 가진 불안정 플라크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경우가 관찰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석회화된 플라크는 안전하다”라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CAC 점수가 높다는 사실 자체는 여전히 전체 죽상경화 부담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석회화에는 플라크 안정화라는 측면과 죽상경화 누적이라는 측면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스타틴을 먹는데 칼슘점수가 오를 수도 있습니다

스타틴 치료 전후 관상동맥 플라크 변화와 칼슘점수 증가 가능성을 설명한 인포그래픽

이 부분은 처음 들으면 상당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스타틴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데 몇 년 뒤 CT를 찍어보니 CAC 점수가 이전보다 높아진 경우가 있습니다.

“약을 먹었는데 왜 혈관이 더 나빠졌지?”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스타틴 치료 이후 나타나는 플라크 변화는 CAC 숫자만으로 단순하게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스타틴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플라크 내부의 지질 성분을 감소시키고 염증을 줄이며 섬유성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플라크가 보다 조밀한 고밀도 석회화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CT에서는 칼슘이 더 뚜렷하게 측정되어 Agatston 점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틴 복용 중 CAC 수치가 올라갔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 실패나 혈관 상태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플라크의 구조가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CAC 점수만 보고 스타틴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약을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LDL 감소 정도와 전체 심혈관 위험도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CAC 0점이면 심근경색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요?

CAC 0점은 상당히 좋은 신호입니다.

연구에서 CAC 0은 가까운 미래의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낮은 상태와 관련되어 있어 흔히 ‘Power of Zero’​라는 표현까지 사용됩니다.

그렇다고

CAC 0 = 관상동맥 플라크 0

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CAC 검사는 석회화된 플라크만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칼슘이 침착되지 않은 초기 비석회화 플라크, 흔히 말하는 연성 플라크는 CAC 검사에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비교적 젊은 사람은 죽상경화가 시작됐더라도 아직 석회화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 흡연을 하고 있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조기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가족력이 뚜렷한 사람 역시 CAC 0이라는 숫자만으로 모든 위험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CAC 0은 매우 좋은 위험 신호이지만 평생 심혈관질환 위험이 0이라는 보증서는 아닙니다.


관상동맥 칼슘검사는 누구에게 특히 유용할까요?

CAC 검사의 가장 중요한 활용법 중 하나는 스타틴 치료 여부가 애매한 사람의 위험도를 다시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별한 흉통은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졌거나,

혈압이 약간 높거나,

가족력 등의 위험 요소가 있어

“스타틴을 지금부터 먹어야 할까?”

라는 판단이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무증상 성인 중 심혈관 위험도가 경계 또는 중간 수준인 경우 CAC 검사를 이용하면 치료 결정을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운동할 때 가슴이 조이거나 숨이 차는 등 협심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이미 관상동맥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단순 CAC 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관상동맥 CT 조영검사(CCTA)나 기능적 검사 등 다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5가지

“관상동맥 칼슘점수는 혈액 속 칼슘을 보는 검사다.”

아닙니다.

관상동맥 벽에 존재하는 석회화 플라크를 CT로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CAC 점수가 높으면 칼슘 때문에 혈관이 막힌 것이다.”

정확한 설명은 아닙니다.

높은 CAC는 일반적으로 관상동맥에 누적된 전체 죽상경화 부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석회화된 플라크는 연성 플라크보다 무조건 안전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석회화의 크기와 형태, 플라크 구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타틴을 먹는데 CAC 점수가 올랐다면 약이 효과가 없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스타틴 치료 과정에서 고밀도 석회화가 증가하며 CAC 수치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CAC 0이면 심근경색 위험도 0이다.”

아닙니다.

위험은 매우 낮아지지만 CAC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비석회화 플라크가 존재할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칼슘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전체 위험 관리입니다

관상동맥 칼슘점수는 혈관 건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를 혈관 건강의 성적표처럼 생각해서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반대로 0점이라고 완전히 안심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CAC 숫자 하나가 아니라

LDL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흡연, 운동, 체중, 식습관 그리고 가족력까지 전체적인 심혈관 위험 요소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CAC가 높다면 이미 쌓인 칼슘만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앞으로 죽상경화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다음 질문이 생깁니다.

이미 혈관에 생긴 석회화 플라크는 다시 줄어들 수 있을까요?

오메가3, 비타민 K2, 낫토키나제, 홍국, 양파즙처럼 ‘혈관 청소’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나 영양제를 먹으면 이미 생긴 플라크가 정말 없어질까요?

다음 편에서는 혈관 플라크에 좋다는 음식과 영양제 가운데 어디까지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고, 어디서부터 과장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약물 치료 결정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CAC 점수와 심혈관 위험도는 연령, 증상, LDL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병, 흡연 여부, 가족력 등을 함께 고려해 의료진과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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