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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후반 처음 흰머리를 발견한 뒤, 제가 10년 넘게 해온 일들

    30대 후반 처음 흰머리를 발견한 뒤, 제가 10년 넘게 해온 일들

    호주에서 처음 흰머리를 발견했습니다

    30대 후반 호주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앞머리 쪽에 흰머리 몇 가닥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그전까지는 흰머리에 대해 크게 신경 써 본 적이 없었는데, 막상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자꾸만 거울을 보게 되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영양제부터 바르는 제품까지 정말 다양한 방법이 나왔고,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다면 뭐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30대 후반이 되면서 저보다 어린 지인들에게도 새치가 생각보다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머리를 손질하거나 메이크업을 할 때면 자연스럽게 앞머리와 새치를 한 번씩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한 번 신경 쓰이기 시작하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흰머리가 자꾸 눈에 들어오더군요.

    흑모수를 사용했던 기억

    당시 한국에서 흑모수라는 제품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문했습니다.

    호주에서는 구하기 어려워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 올 때마다 여러 병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두피에 피지가 많은 편이라 아침에 바르고 외출하기에는 끈적거리는 사용감이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저녁에만 사용했습니다.

    한 병은 생각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었고, 당시에는 제 나름대로 만족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꽤 부담스러웠고, 사용감 때문에 결국 꾸준히 이어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흰머리가 점점 늘어나고 염색 주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약 5년 뒤 다시 흑모수를 구입해 사용해 봤습니다. ‘이번에는 꾸준히 사용해 보자’는 마음으로 두 병 정도를 더 사용했지만, 역시 저에게는 끈적거리는 사용감이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중단하게 되었지만, 그만큼 흰머리에 대해 오래 고민하고 여러 방법을 시도했다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 안티그레이 영양제도 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흰머리가 조금씩 늘어나자 이번에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안티그레이 영양제를 주문했습니다.

    2~3년 정도는 꾸준히 복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찾아보고, 좋다는 제품도 하나씩 시도해 봤습니다.

    유난히 흰머리가 많으셨던 아버지

    아버지의 검은콩,검은깨 이야기

    저희 아버지는 비교적 젊은 시절부터 흰머리가 많은 편이셨습니다. 어머니 역시 새치가 빨리 생기시는 편이라, 저는 어릴 때부터 흰머리를 아주 낯선 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억을 떠올려 보면 집 찬장에는 늘 검은콩과 검은깨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흰머리를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은 마음에 자주 챙겨 드셨습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드셨지만, 그것만으로 흰머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제가 같은 나이가 되어 보니, 그때는 몰랐던 아버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됩니다.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챙겨 드셨던 것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저 역시 흑모수를 사용해 보고, 해외 영양제도 찾아 먹고, 새로운 연구를 계속 공부하는 이유도 그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검은콩과 검은깨를 챙겨 드시는지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 역시 같은 고민을 하게 되면서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약사들이 설명하는 흰머리 관련 영상을 여러 편 보게 되었습니다.

    제품마다 성분 구성이 다르고, 현재까지의 연구 근거도 함께 설명하는 내용을 들으면서 저도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미 판시딜도 꾸준히 먹고 있는데, 굳이 이 영양제를 계속 먹어야 할까?’

    결국 미국 직구 영양제는 중단했고, 이후에는 무조건 새로운 제품을 찾기보다 현재까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지금도 염색 주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습니다

    건강 관련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중년 여성

    지금도 염색을 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염색 주기를 늦출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처럼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무조건 구입하기보다는 운동과 식사, 단백질 섭취, 수면, 영양 상태처럼 생활습관도 함께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페르미딘처럼 흰머리와 노화 연구에서 함께 언급되는 성분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인 만큼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보다, 가능성과 근거를 구분하면서 천천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왜 스페르미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현재까지 어떤 연구들이 있는지 공부한 내용을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흰머리와 탈모는 서로 다른 고민이지만, 모발 건강에 관심을 갖다 보면 함께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성 확산성 탈모로 7년 넘게 판시딜을 복용한 경험은 이전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처음 흰머리나 새치를 발견하셨나요? 혹시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나만의 관리 습관이 있다면 댓글로 이야기 나눠 주세요.

  • 20년 넘게 구기자를 마시는 이유

    20년 넘게 구기자를 마시는 이유

    유행이 아니라 습관이었습니다

    20대 후반, 저는 피부 때문에 한의원을 자주 다녔습니다. 사춘기 때 생긴 여드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얼굴에 남은 흉터는 늘 신경이 쓰였습니다. 피부과 치료도 받아 보고 좋다는 화장품도 찾아봤지만, ‘평소에 내가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문득 한의사 선생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피부에 도움이 되는 습관이 있을까요?”

    그때 선생님은 특별한 보약이나 비싼 건강식품이 아니라 아주 담담하게 한 가지를 권했습니다.

    “청양 구기자를 차처럼 조금씩 오래 드셔보세요.”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함께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인터넷도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고, 건강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말을 믿고 특별한 기대보다는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들어 보자.’ 라는 마음으로 구기자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작은 습관이 어느덧 20년이 넘었습니다.

    한의사의 한마디는 생각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한의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과 구기자차에 대해 상담받는 모습

    처음에는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에게 “구기자를 마신다.”고 이야기한 적도 거의 없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권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시작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루에 한 잔, 차를 마시듯 조금씩 마시는 일이 제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건강 습관이라는 것은 거창한 결심보다 이런 작은 반복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몸이 갑자기 달라졌다고 느낀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는 습관 하나가 생겼다는 사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호주에서도 계속 이어진 작은 습관

    몇 년 뒤 저는 호주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일상을 시작했지만, 구기자는 제 여행가방 한쪽에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구기자를 다 마신 뒤에는 현지에서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중국 차 전문점과 유기농 식품점에서는 말린 구기자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렇게 호주에서도 구기자를 차처럼 마시는 습관을 이어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블루베리와 다른 베리류를 자주 먹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구기자를 마시는 횟수는 줄었습니다. 하지만 제 기억 속에서 구기자는 늘 건강을 위해 오래 마시던 차로 남아 있었습니다.

    안구건조증을 공부하다 다시 구기자를 떠올렸습니다

    구기자와 눈 건강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모습

    시간이 흘러 지난해에는 안구건조증 때문에 관련 자료와 논문을 찾아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인공눈물만 넣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눈 건강과 관련된 식습관도 함께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구기자가 눈 건강 연구에서 다시 언급되는 것을 여러 번 보게 되었습니다.

    구기자에는 제아잔틴을 비롯한 카로티노이드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눈 건강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구기자가 특정 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균형 잡힌 식단의 일부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20대 후반 한의원에서 들었던 한마디가 떠올랐습니다.

    “청양 구기자를 차처럼 오래 드셔보세요.”

    20년 전에는 그저 경험 많은 한의사의 조언으로 받아들였던 말이었는데, 시간이 흐른 뒤 관련 연구를 찾아보니 그때의 조언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20년 전 그 제품을 다시 찾았습니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20대 후반부터 마시던 국내 구기자 제품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건강식품은 유행에 따라 금방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같은 제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저는 다시 그 제품을 구입했고, 지금도 차처럼 조금씩 우려 마시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특별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제 몸에 잘 맞고, 부담 없이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습관이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건강식품보다 오래가는 것은 습관이었습니다

    따뜻한 구기자차와 함께 20년 넘게 이어온 건강 습관을 표현한 이미지

    20년 전 한의원에서 들었던 한마디는 당시에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피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차처럼 조금씩 마셨을 뿐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니 제게 남은 것은 구기자 자체보다 건강을 위해 꾸준히 무언가를 이어가는 습관이었습니다.

    그동안 블루베리, 아사이베리, 노니를 비롯해 수많은 건강식품이 유행했습니다.

    저 역시 여러 건강식품을 접해 왔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손이 가는 것은 화려한 광고보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식품들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존재입니다.

    지금도 차처럼 조금씩 마시고 있습니다

    현재도 저는 이것을 약처럼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침이나 오후에 따뜻한 물에 우려 차처럼 마시는 정도입니다.

    매일 빠짐없이 마셔야 한다는 부담도 갖지 않습니다.

    건강은 어느 한 가지 식품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식사와 운동, 충분한 수면, 생활 습관이 함께 쌓여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기자 역시 건강을 책임지는 식품이 아니라 좋은 생활 습관을 이어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연구는 계속 살펴보려고 합니다

    20년 전에는 한의사의 경험을 믿고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논문과 연구를 찾아보며 새로운 정보를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기자의 항산화 성분과 눈 건강에 대한 연구도 계속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 모든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연구 결과를 흥미롭게 읽되, 특정 식품 하나에 지나치게 기대를 걸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연구를 살펴보는 일과 오래 이어온 건강 습관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지금의 저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입니다.

    구기자를 마실 때 함께 기억하고 싶은 점

    구기자는 오랫동안 식품으로 이용되어 왔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와파린과 같은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상호작용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어, 꾸준히 섭취하기 전에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구기자는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식품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의 일부로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특정 식품 하나에만 기대기보다 운동과 식사, 충분한 수면을 함께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나도 이어가는 이유

    누군가 제게 “왜 아직도 구기자를 마시나요?” 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유행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제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20대 후반 한의원에서 시작된 작은 습관은 어느덧 20년이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유행을 좇기보다 제 몸과 함께 오래 걸어온 건강 습관을 소중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어쩌면 건강은 거창한 비결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이어지는 작은 습관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새로운 연구를 계속 살펴보면서, 제 몸에 맞는 건강 습관을 하나씩 이어가려고 합니다. 구기자 역시 그 습관 가운데 하나로 오래 함께할 것 같습니다.

  • 찬장에서 오래된 비트가루를 발견했습니다|비트 효능보다 먼저 생각한 것

    찬장에서 오래된 비트가루를 발견했습니다|비트 효능보다 먼저 생각한 것

    찬장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비트가루 한 봉지를 발견했습니다.

    한때는 요거트에도 조금씩 넣어 먹고 물에도 타 먹었던 비트 분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이 뜸해졌고, 봉지는 찬장 안쪽으로 밀려났습니다.

    소비기한은 이미 지나 있었습니다.

    봉지를 들고 한참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걸 왜 샀더라?’

    생각해 보니 비트와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코로나 시기, 녹즙 대리점 사장님에게 물었습니다

    비트 효능을 알아보며 비트 주스를 마시는 중년 여성

    코로나 시기에는 지금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훨씬 뜨거웠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저는 풀무원 녹즙 대리점을 운영하던 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대리점이 정말 바쁠 정도라고 했습니다.

    원래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저는 사장님에게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먹어요?”

    “먹고 몸이 좋아졌다는 분들도 있어요?”

    사실 저는 조금 특별한 대답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의 대답은 의외로 담백했습니다.

    “뭐든 챙겨 먹으면 좋죠. 안 먹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꽤 현실적인 대답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래도 뭔가 특별히 좋은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제품 중 당시 관심이 가던 비트가 들어간 녹즙을 골랐습니다.

    호주에서 먹었던 비트루트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호주에 살 때 비트루트를 음식으로 먹어본 적이 있어 비트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시만 해도 비트를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사람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샐러드나 음식에 들어간 비트루트를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그 무렵 저는 몸 상태를 보면서 ‘혹시 빈혈 기운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혼자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여기에 비트가 혈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비트가 들어간 녹즙을 먹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꽤 오래 꾸준히 마셨습니다. 기억으로는 약 1년 반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솔직히 부담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매일 배달되는 제품이다 보니 하루 이틀 건너뛰면 냉장고에 녹즙이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어느 순간 중단하게 됐습니다.

    그때 저는 피 색을 유심히 봤습니다

    비트 효능을 알아보는 글에 사용된 생비트와 비트 주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손가락을 베거나 작은 상처가 났을 때 흰 휴지에 묻은 피 색을 유심히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비트가 들어간 녹즙을 꾸준히 먹던 당시, 제 눈에는 상처에서 나온 피가 이전보다 조금 더 밝고 선명한 빨간색처럼 보였습니다.

    생리혈의 색도 전보다 밝아 보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당연히 비트를 떠올렸습니다.

    ‘비트 때문인가?’

    하지만 지금 건강 관련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관찰입니다.

    혈액의 색은 산소화 정도를 비롯해 여러 조건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고, 조명이나 주변 색, 휴지에 묻은 혈액의 양에 따라서도 우리가 인식하는 색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비트가 들어간 녹즙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비트가 혈액을 깨끗하게 만들었다’거나 ‘비트 때문에 피 색이 밝아졌다’고 말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당시의 저는 분명 그런 변화를 느꼈고, 그 기억 때문에 몇 년 뒤 다시 비트를 찾아보게 됐습니다.

    비트와 혈압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

    몇 년 뒤 온라인에서 비트를 먹고 혈압이 낮아졌다는 후기를 여러 번 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흔한 건강식품 후기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비트와 혈압의 관계는 단순히 인터넷에서만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비트에는 식이 질산염이 들어 있습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질산염의 일부는 우리 몸에서 아질산염을 거쳐 산화질소와 관련된 경로에 관여합니다.

    산화질소는 혈관의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이 때문에 비트와 비트주스의 혈압 관련 효과를 살펴본 사람 대상 연구들이 진행돼 왔습니다.

    여러 임상 연구와 이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질산염이 풍부한 비트주스 섭취 후 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해서 볼 부분도 있습니다.

    연구마다 사용한 비트주스나 질산염의 양, 섭취 기간, 연구 대상자의 건강 상태가 다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정도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비트를 먹으면 혈압이 치료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혈압약을 대신하는 식품도 아닙니다.

    다만 비트가 혈압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데에는 식이 질산염과 산화질소 경로라는 생리학적 이유가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몇 년 뒤 비트가루를 다시 샀습니다

    혈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비트와 혈압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접하면서 저는 다시 비트를 구입했습니다.

    이번에는 매일 배달되는 녹즙이 아니라 보관하기 편한 비트 분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요거트에 소량 넣기도 하고 물에 타 먹기도 했지만, 예전처럼 한 가지 건강식품을 매일 열심히 챙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결국 찬장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소비기한이 지난 그 봉지를 다시 발견한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집 찬장에는 이런 건강식품이 한 번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살 때는 분명 이유가 있었습니다.

    피곤해서.

    피부가 예전 같지 않아서.

    혈압이 걱정돼서.

    나이가 드는 것이 갑자기 실감 나서.

    그리고 가끔은 정말 베리 길티한 음식을 먹고 난 뒤, 내 몸에 사과하고 싶은 마음으로 건강식품을 산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몸에 미안해서 건강식품을 샀던 것은 아닐까요

    건강식품과 식사 운동 습관을 함께 돌아보는 40대 여성

    저는 30대부터 건강과 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메딘 40+ 같은 피부 관련 건강식품도 찾아 먹어봤고, SeroVital처럼 노화와 활력을 내세운 제품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성분을 발견하면 ‘이건 몸에서 어떻게 작용하지?’ 하는 궁금증이 먼저 생겼습니다.

    이것저것 직접 찾아보고 먹어보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지금도 필요한 영양소가 있거나 제 생활에서 보완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영양제를 먹습니다.

    다만 40대 후반이 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좋다는 것 몇 가지를 골라 많이 먹는다고 반드시 더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기본적인 식사는 엉망이고 잠은 부족한데, 몸에 좋다는 분말과 캡슐만 계속 추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운동.

    기본적인 음식.

    잠.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너무 뻔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저도 이런 말을 수없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이 네 가지가 건강식품 한 봉지를 주문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트가루는 휴대폰으로 몇 번 누르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을 만들려면 몸을 움직여야 합니다.

    잠을 잘 자려면 생활 리듬을 돌아봐야 하고, 기본적인 음식을 챙겨 먹으려면 냉장고를 열고 무언가를 준비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는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저도 쉬운 쪽을 먼저 선택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건강식품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저는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운동은 아닙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천천히 움직이고, 할 수 있는 만큼 근력운동을 합니다.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은지 식사를 살펴보고 잠을 제대로 잤는지도 생각합니다.

    여전히 완벽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해보니 왜 사람들이 건강식품을 먼저 사는지 더 잘 알 것 같습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트 효능을 찾아보다가 결국 내 생활을 보게 됐습니다

    찬장 속 오래된 비트가루를 발견하면서 저는 비트의 효능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비트의 식이 질산염과 산화질소 경로는 흥미롭고, 혈압과 관련한 사람 대상 연구도 계속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비트가 운동을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잠을 대신 자주지도 않고, 매일의 식사를 대신해 주지도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도 아닙니다.

    건강식품은 우리의 생활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생활 자체를 대신하기는 어렵습니다.

    30대의 저는 ‘무엇을 더 먹을까’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40대 후반의 저는 조금씩 질문을 바꾸고 있습니다.

    ‘오늘 나는 제대로 먹었나?’

    ‘이번 주에 근육을 움직였나?’

    ‘잠은 충분히 잤나?’

    ‘내 몸을 너무 오래 긴장시킨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기본을 어느 정도 챙긴 뒤에도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때 건강식품과 영양제를 조금 더 신중하게 고르려고 합니다.

    어제 버리게 된 오래된 비트가루 한 봉지는 제게 꽤 재미있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나는 왜 이것을 샀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마 앞으로도 저는 새로운 건강 성분을 보면 궁금해할 것입니다.

    다만 예전처럼 ‘이것만 열심히 먹으면 조금 더 건강해지겠지’라고 쉽게 기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몸은 내가 매일 어떻게 먹고, 움직이고, 자고, 살아왔는지를 꽤 오래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요.

    ※ 이 글은 개인적인 건강식품 섭취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비트 및 비트주스는 질병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혈압약을 복용 중이거나 저혈압이 있는 경우처럼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 전 의료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